백제 금동대향로의 용전변(龍轉變), 용이 온 세상을 뿜어내다!
백제 왕들이 묻혀있는 부여 능산리 고분의 주차장을 정비하다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바로 백제금동대향로다. 1.000년의 시간을 훌쩍 넘어섰지만 마치 어제 만든 것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전변은 전변무궁(轉變無窮)처럼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백제 금동대향로의 구성요소 모두가 중국에 보인다고 하여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용-연꽃-산-봉황의 구성 원리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중국 향로는 아직까지 발견된 바가 없다. 특히 5악(樂)은 중국의 어느 향로에도 보이지 않는다. 백제 향로가 틀림없다.
용이 하늘을 향해 연꽃을 뿜어내는 장면과, 산과 봉황사이에 5악사를 배치한 것은 향로의 역동성 가운데 압권이라 할 수 있다.
대향로는 받침의 용, 몸체의 연꽃, 뚜껑의 산, 꼭지의 봉황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용이 전체 향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꼭지의 봉황을 제외한다면 용의 크기는 몸체와 뚜껑의 크기를 합한 것과 같다. 용-연꽃-산-봉황의 전개과정은 기승전결(起承轉結)로 이해할 수 있다면 용은 기(起)에 해당된다.
중국 향로의 경우 받침의 용은 연꽃을 들고 있기에 급급하다. 연꽃 위의 산까지 생각한다면 역부족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대향로의 용은 역동적인 모습으로 머리를 하늘로 향하면서 힘차게 연꽃을 뿜어내고 있다.
용은 천지만물의 조화를 이끌어 내는 신물(神物)로 용의 생동감과 힘은 연꽃뿐만 아니라 연꽃 위의 산과 봉황을 자신의 입 위에 놓고도 기운이 남아있는 듯하다. 마치 잠룡(潛龍)이 깨어나 세상의 조화를 만들어내려는 기세다.
변화와 생동감은 일정한 패턴이 아닌 끊임없는 재창조의 전변의 과정을 거쳐나간다. 용의 입에서 연꽃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봉래산, 5악, 봉황 등 온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조경철, <백제금동대향로의 화생전변적 상징구조와 제작목적> 일부 수정)
출토당시 향로, 전체모습, 세상을 힘차게 딛고 연꽃을 뿜어내는 용, 5악사 가운데 완함, 중국 박산향로 2개
[출처 : 나라이름역사연구소 소장 조경철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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