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40대 남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다.
디마프, 디어 마이 프렌즈, 노희경 작가의 필력이 금토 저녁을 또다른 기다림으로 장식하고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줄거리가 흔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내용을 작가 특유의 인생관으로 녹여내고 있다.
금토 저녁은 한 때 응답하라 때문에 설레임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물론 그 이후 시그널이 아쉬움을 달래주었고, 비록 시청률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역시 명작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기억이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사실 40대 남성 중의 하나인 나는 드라마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 그나마 응답하라는 내가 살았던 시대의 추억이라 관심이 있었고, 시그널은 그간의 영화와 드라마를 짬뽕 시킨 것 같아 나 개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했지만, 마나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보셨기에 나역시 보았던 작품이었다. (리모컨은 마나님 소유이니까요 ㅠ )
인생의 절반정도는 살아봐야 공감하는 디마프
최근 다시 마나님께서 밤새 뭔 드라마 재방을 보고 계신다. 그것도 아주 집중력있게... 드라마엔 꽃 청춘이나 요즘 잘나가는 남자배우들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할머니급 아주머니들께서 주로 등장하는 드라마이다. 그런데도 TV앞에서 아내는 울다가 웃다가 한다. 뭘까... 조용히 소파에 앉아 무심코 나도 본다. 나도 모르게 40대 남성 특유의 감성 호르몬이 발산되며 나 역시 코 끝이 찡해져 옴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노희경 작가였다. 그래서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조인성이 단역임에도 아낌없이 출연하는 작품인가 보다.
이 작품에서 고현정은 그냥 배우일 뿐. 혜자 누님 특유의 4차원 연기에서부터 맛깔나는 두심이 누님의 욕과 능청스러운 원숙 누님의 연기, 귀여워 할 수 밖에 없는 문희 누님의 대사와 행동은 그야 말로 교과서 해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인생의 달관자적 풍류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고현정을 메인으로 꼰대들이라 불리는 이모들과 지랄방구 신구, 그리고 그 외 인물들고 구성되어 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고현정은 그저 극을 해설해 주는 역할일 뿐, 디마프의 주인공은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를 주축으로 하고 박원숙과 윤여정이 서포트를 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그 이모들의 삶이 내 아내를 비롯, 나에게도 인생을 한번쯤은 너무 심각하지 않게, 하지만 언제든지 털어버릴 수 있는 그런 존재로 다가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현정과 조인성의 러브라인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는 MSG의 임무일 뿐, 물론 그 요소가 극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함에는 틀림없지만, 큰 흐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극 후반으로 전개될 수록 이모들의 삶과 고현정 조인성의 러브라인이 어떤 케미를 이룰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본방을 봤어도 재방, 못봤으면 당연히 재방사수
사실 금, 토요일 저녁은 나에게 근무시간이다. 그래서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를 한다 하더라도 본방사수는 꿈도 못 꾸는 일이다. 응답하라도 그랬듯 이번에도 한동안은 금토 야심한 밤에 별 다른 약속 잡지않고, 맥주 한 캔 컵에 따라 놓고, 안주는 디마프 재방으로 해서 즐기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될 듯 싶다, 물론 그 옆엔 마나님께서도 같이... 인생, 뭐 있겠어? 하면서 말이다.
- 필연의 길 虛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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