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하는 역사, 참여하는 역사
난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전공이든 교양이든 답사를 강조하였다. 그래서 한 학기에 답사를 2~3번 가는데 그 중의 한번은 1박 2일을 간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강화도, 공주, 부여, 여주 등지를 다녔고 경주도 가끔 다녀왔다. 당일 답사는 박물관, 용주사, 융건릉, 경복웅, 종묘 등을 다녔다. 근래는 개강답사라고 하여 용산국립중앙박물관을 자주 간다.
박물관에서 주로 설명하는 유물은 공주 석장리, 경천사지 10층 석탑, 연가 7년명 불상, 미륵반가사유상 등이다. 위 유물들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고 있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을 전해주고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올해도 국립중앙박물관 개강 답사를 갔다. 강의가 끝나갈 무렵 한 학생이 편지를 건네주었다. 박물관 답사 때 본 미륵반가사유상이 감동적이었나 보다. 편지의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의 한국사는 ’중요한 부분이야 빨간 줄‘이라는 무감각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박물과 답사 때는 ’그럼 왜 그런 걸까? 라는 물음을 던지시며, 해석하는 역사, 참여하는 역사에 대해 말씀하실 때 제 마음 속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중략) 반가사유상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 설명은 정말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미륵불에 대한 말씀을 듣고서 사실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불교 신자로서의 감동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지를 옮기고 나니 낮 뜨겁게 나를 자랑하는 꼴이 되버렸다. 이 뜻밖의 편지는 내 눈도 글썽거리게 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이 되었다.
출처 : 나라이름역사연구소장 조경철 교수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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