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역사

선원사지로 지정된 근거와 그 문제점

에디터® 2016. 8. 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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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여름학기학생들과 강화도 답사를 갔다. 어제 토요일은 강화도 답사 역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이었고, 오늘은 비바람이 불어 가장 힘겨운 답사였다. 다행이 가뭄에 기다리는 비라 힘들었지만 마음은 기뻤다.(2015.7.12)

이번 답사는 초지진, 선원사지[신니동 가궐], 충렬사[선원사지], 고려궁지(외규장각), 연무당 터(강화도조약), 고인돌, 이규보 묘, 정제두 묘, 이건창 생가, 전등사[삼랑성, 정족산사고, 가궐] 등을 둘러보았다.

항상 강화도 답사 때 생각에 잠겨보는 유적지는 선원사지다. 선원사지에 대해서는 2001년 첫 번째 발표 이후 몇 차례 이곳이 선원사지가 아님을 지적하였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이곳의 도로명이 ‘선원사지로’로 붙여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되었다.

선원사지는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의 호국유적에 대한 조사필요성에 의해 지표조사만으로 급하게 사적으로 지적되었다. 몽골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강화도에서 재조대장경을 조판하였는데 바로 선원사가 중심사찰이었다. 그리고 해인사에 재조대장경이 보관되기 이전에 대장경을 보관한 사찰이 선원사였다. 또한 선원사는 당대 최고 권력자 최씨 집안의 원찰이기도 했다.



이곳이 선원사지로 지정된 근거와 그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선원사지에 있는 산의 이름이 도감산이다. 도감산은 대장도감이 있었던 자리다.
문제점: 도감산은 대장도감이 있던 자리가 아니라 조선시대 훈련도감이 있던 자리다.

2. 선원사지 바로 옆 반지하에 있는 유물 전시관에 ‘선원사’라는 명문이 새겨진 옥등이 전시되어 있다.
문제점: 당시에는 이 옥등의 출토지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았고 이번 답사 때도 그저 ‘00대 소장’이라고 되어있다. 사람들이 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옥등을 보면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로 알게 되어있지만 실은 출토지 미상이다.

3. 문제점: 대장경이 완공되자 고종은 축하연을 베풀기 위해 ‘강화 서문 밖 판당’으로 행차했다. 그러나 현 선원사지는 강화성 서문으로부터 정반대 위치에 있다. 현 선원사로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강화 남문으로 가야 정상이다.

4. 문제점: 선원사지는 조선시대 왕실의 밤나무 단지로 바뀌었다. <<속수증보강도지>>에 의하면 충렬사 등 밤나무 잘되는 3곳을 지정하고 있는데 현 선원사지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5. 선원사가 완공되자 이 절의 주지로 혼원을 임명하는 임명장에 ‘화산신찰’이란 말이 보인다. 강화도의 화산은 현 충렬사 인근이다.



따라서 현 선원사지는 선원사가 아니고 고려시대 신니동에 세웠던 가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 선원사지 바로 옆에 세워진 절에서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을 걸어놓고 명복을 빌고 있고,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도 이곳에 들른 적이 있어 이제는 학문적인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사태에까지 이른 것 같아 안타깝다.

출처 : 나라이름연구소장 조경철 교수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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